목인은 열흘을 기다릴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서리안에게 시간을 준 건 그저 형식이었을 뿐, 그의 진짜 계획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서가의 핏줄이 스스로 떠나든 아니든, 수장의 눈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면 그만이었다.
닷새째 되는 밤, 서리안의 방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그를 깨운 건 낯선 사내 둘의 손이었다. 저항할 틈도 없이 입이 틀어막히고, 손목이 뒤로 결박됐다.
"이건... 목인의 짓이오?"
간신히 뱉은 물음에, 사내 중 하나가 대답 대신 그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수장님껜 네가 스스로 도망쳤다고 전해질 거다."
목인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빛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미안하지만, 네가 순순히 떠나줄 거라 믿을 만큼 순진하지 않아서 말이야."
"이렇게 해서 무엇을 얻으려는 거요."
"수장님을 되찾는 것."
목인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감정이 섞였다.
"넌 모른다. 그분이 그 십 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오직 복수 하나로 버틴 사람이, 서가의 핏줄에게 흔들리는 꼴을, 나는 두고 볼 수 없다."
서리안은 그 말속에 담긴 진심을 느꼈다. 목인은 악의로 이러는 게 아니었다. 그 나름의 충심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이 지금 상황을 조금도 나아지게 하지 않았다.
그는 저택 밖 마차에 짐짝처럼 실렸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마차가 향하는 방향이 저택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 그 시각, 하천은 예정된 일정을 하루 앞당겨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유는 스스로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계속 서늘했다.
저택에 도착한 그를 맞이한 건 텅 빈 방과, 흐트러진 이불자락이었다.
"...서리안은."
낮은 물음에, 하인들은 답을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하천의 눈빛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목인을 불러라."
그러나 목인 역시 저택에 없었다.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하천은 모든 걸 이해했다.
"...감히."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살기는 방 안의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는 곧장 말에 올라, 목인이 향했을 만한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십 년간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냉정함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 마차 안, 서리안은 결박된 손목을 움직이며 낮게 중얼거렸다.
"...하천."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그 이름이 저절로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이미 완전히, 돌이킬 수 없이 그 사람에게 붙들려 있다는 사실을.
마차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