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흑룡, 나비를 삼키다

07화 · 전체 16화

시험받는 자리

글 · 힐링아무

하천이 며칠간 저택을 비웠다. 지방 상단과의 분쟁을 처리하러 떠난 길이었고, 돌아오기까진 최소 열흘이 걸린다고 했다.

서리안에게는 낯선 자유였다. 방문은 여전히 밖에서 잠겼지만, 하천이 없는 저택은 어딘가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빈틈을 놓치지 않는 자가 있었다.

"잠시 나오시오."

목인이 직접 그의 방문 앞에 나타난 건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서리안은 그의 얼굴에 서린 냉기를 바로 알아챘다.

"무슨 일이오."

"수장님 안 계신 동안, 정리할 게 있어서."

말투는 정중했지만, 그 아래 깔린 적의는 숨기려 하지 않았다. 서리안은 순순히 그를 따라나섰다.

끌려간 곳은 저택 뒤편, 사람의 발길이 드문 창고였다. 문이 닫히자, 목인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그가 팔짱을 낀 채 서리안을 내려다보았다.

"서가의 핏줄. 너는 무슨 속셈으로 수장님을 홀리고 있나."

"...홀린다니, 무슨 뜻이오."

"모르는 척하지 마라."

목인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수장님은 십 년을 오직 하나만 보고 사셨다. 가문을 무너뜨린 자들에게 되갚는 것. 그런데 지금, 서가의 핏줄 하나에 흔들리고 계시지. 이게 우연이라 생각하나?"

서리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목인이 무엇을 의심하는지 이제야 이해했다. 자신이 의도적으로 하천에게 접근해 그를 조종하려 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오해요. 나는 팔려온 몸일 뿐이오. 내가 무슨 수로—"

"그렇다면 증명해 봐라."

목인이 서리안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수장님께서 돌아오시기 전에, 이 저택을 떠나라.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그것이 네가 진심이라는 유일한 증거가 될 것이다."

서리안의 눈이 흔들렸다.

"내가 떠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오? 이곳은—"

"떠날 방도는 내가 마련해주지."

목인의 목소리엔 이제 거래의 냄새가 짙었다.

"수장님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그분이 흔들리는 걸 원치 않을 것 아닌가. 네가 사라지는 것이, 그분께는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그 말은 서리안의 가슴 깊은 곳을 정확히 찔렀다. 자신이 하천에게 어떤 존재인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던 그 지점을.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열흘이다."

목인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수장님이 돌아오시기 전까지. 그 이후엔, 내가 직접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 말이 품은 위협을 서리안은 놓치지 않았다. — 방으로 돌아온 서리안은 오래도록 잠들지 못했다. 목인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네가 사라지는 것이, 그분께는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하천에게 자신은 정말 물건 이상의 의미가 없는 걸까.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떠나야 한다는 생각보다 더 강하게 드는 감정이 있었다.

*떠나고 싶지 않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서리안은 자신이 이미 어떤 선을 넘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사랑인지, 아니면 소유당한 자의 착각인지 알 수 없었지만.

창밖 어딘가에서, 열흘 뒤로 다가올 하천의 귀환을 그는 처음으로 간절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07화 끝

다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