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요괴 사건과 원귀 목격자

05화 · 전체 28화

정보원

글 · 힐링아무

다음 날부터 백결은 매일 밤 그 한옥을 찾았다. 낮에는 사건 파일을 뒤지고, 밤에는 채령의 이름을 불렀다. 그때마다 그녀는 어김없이 담벼락 그늘에서 걸어 나왔다.

"어제 그 남자 다시 봤어?" 백결이 물었다. 며칠 전 채령이 언급한, 마당 밖을 서성이던 낯선 남자에 대한 질문이었다.

"응. 오늘도 왔었어. 대문 앞까지만 왔다가 돌아갔어."

"인상착의는. 얼굴, 옷차림, 뭐든."

채령은 순순히 답했다. 검은 옷, 마른 체형, 걸음걸이가 이상하게 뻣뻣했다는 것까지. 백결은 수첩에 받아 적으며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우물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았는지, 밤중에 다른 기척이 있지는 않았는지, 3년 전 그날 정확히 몇 시쯤이었는지.

질문은 끝없이 이어졌다. 채령은 매번 성실하게 답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목소리에 지친 기색이 묻어났다.

"저기." 채령이 말을 끊었다. "나, 계속 이렇게 대답만 해야 해?"

백결은 수첩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꾸했다. "사건 해결하려면 필요한 거야."

"내 사건이잖아. 근데 꼭... 취조받는 기분이야."

그 말에 백결은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다시 펜을 움직였다. "네가 유일한 목격자야. 다른 방법이 없어."

"그럼 나는 뭐야." 채령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냥, 정보 캐내는 대상이야?"

백결은 대답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마땅한 대답이 없었다. 지금까지 그에게 원귀란 대체로 사건의 실마리이거나, 처리해야 할 이형의 존재였다. 감정을 신경 쓸 대상은 아니었다.

"미안한데, 지금은 그것부터 확인해야 돼."

채령의 형체가 순간적으로 흐려졌다. 화가 났다기보다, 상처받은 쪽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며 낮게 말했다.

"당신, 처음 내 이름 불렀을 때 말이야. 나 진짜 기뻤어. 오랫동안 아무도 나 못 봤거든. 근데 지금 보니까—"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었다. "그냥 쓸모 있어서 부른 거였나 싶어서."

백결은 수첩을 덮었다. 뭔가 말해야 할 것 같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가 내뱉은 말은 이거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채령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그늘 속으로 몸을 돌렸다. 사라지기 직전, 그녀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백결은 놓치지 않았다.

"나도 사람이었어."

0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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