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요괴 사건과 원귀 목격자

04화 · 전체 28화

조각

글 · 힐링아무

백결은 대답 대신 화제를 돌렸다.

"네가 채령이야? 실종된."

채령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름은 낯설지 않은데, '실종'이라는 단어 앞에서 표정이 흔들렸다.

"실종... 나, 없어진 거야?"

"3년 전에. 여기서 사라졌어. 기억 안 나?"

채령은 눈을 내리깔고 한참을 생각하는 듯했다. 백결은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다. 이런 식의 침묵은 조사 경험상 익숙했다 — 트라우마성 기억은 서두른다고 나오지 않는다.

"...조각나 있어." 마침내 채령이 입을 열었다. "뭔가를 본 것 같아. 그리고, 무서웠던 것 같고. 근데 그게 다야. 얼굴도, 장소도, 순서도 다 뒤섞여 있어."

"죽은 건 기억나? 어떻게 죽었는지."

그 질문에 채령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슬픔인지 두려움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모르겠어. 근데 무서웠던 건 확실해. 누군가... 아니, 뭔가가 있었어.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흐릿하게 비쳐 보이는, 유령의 손. "이렇게 된 것도 아마 그때겠지. 근데 그 순간이 통째로 비어 있어. 마치 도려낸 것처럼."

백결은 미간을 좁혔다. "그것 말고 다른 건. 왜 여기 이 집에 계속 머물러 있는 거야."

"모르겠어. 그냥, 여길 벗어나면 안 될 것 같아. 이유는 나도 몰라. 그냥 몸이— 아니, 지금 나한테 몸이랄 게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뭔가가 자꾸 여기 붙들어."

말을 잇던 채령이 갑자기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뭔가에 놀란 사람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왜 그래."

"모르겠어. 그냥... 누가 부르는 것 같았어. 아니, 잡아당기는 것 같았어."

백결은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채령의 형체는 순간적으로 흔들리며 옅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마치 어딘가에 묶인 실이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풀린 것처럼.

"괜찮아?"

채령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목소리엔 불안이 묻어 있었다.

"이런 적 없었는데. 죽은 뒤로 계속 이 마당 안에서만 맴돌았거든. 근데 오늘따라 자꾸 뭔가 당기는 느낌이 들어."

백결은 그 말을 곱씹었다. 형사로서 수십 건의 원귀 관련 사건을 다뤘지만, 이런 증언은 낯설었다. 대개의 원귀는 한을 곱씹으며 한자리에 눌어붙어 있을 뿐, 무언가에 이렇게 끌려가는 감각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조사해볼게. 뭐가 널 여기 붙드는 건지."

채령은 대답 대신, 처음으로 옅게 웃었다. 오랜만에 지어보는 표정인 듯 서툴렀다.

0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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