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습격 사건은 다음 날 아침, 저택 전체에 퍼졌다. 하인들은 정체불명의 짐승이 다시 저택 안까지 침입했다며 수군거렸고, 남작은 경비를 더욱 강화하라 명했다.
유설은 그 소식을 시녀에게 전해 듣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 애는 어떻게 됐대?"
"다행히 무사하셨다고 해요. 백결 경께서 마침 근처에 계셔서."
"그렇구나."
유설의 목소리에는 실망도, 안도도 아닌, 그저 담담한 흥미만이 담겨 있었다. 시녀가 물러가자, 그녀는 창가에 앉아 손끝으로 찻잔을 매만졌다.
'제법이네.'
그녀는 생각했다. 채령이 무사한 것 자체는 그녀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 습격으로 백결이 채령을 감싸 안았을 것이라는 사실이 눈엣가시처럼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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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유설은 서랍에서 손거울을 꺼냈다.
"...도진."
표면이 옅게 일렁이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르셨습니까."
"어젯밤 일, 당신 짓이죠."
물음이 아니라 확인에 가까운 말투였다.
"맞습니다."
도진은 부인하지 않았다. 유설 역시 그것을 탓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근데 왜 실패했어요? 그 정도로는 부족했나 보네요."
"기사가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을 뿐입니다. 다음엔 더 정교하게 준비하지요."
유설은 그 대답에 별다른 동요 없이 고개를 끄덕이듯 대꾸했다.
"기사가 계속 그 애 곁을 지키게 두면 안 돼요. 그럴수록 제 쪽으로 마음을 돌릴 확률은 줄어드니까."
"동감입니다. 다만 서두르면 일을 그르칩니다. 조금만 더 지켜보시지요."
"...알겠어요. 근데 다음엔 저한테 먼저 알려주세요. 저도 준비할 게 있으니까."
"물론입니다."
유설은 거울을 닫으며 옅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섞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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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유설은 채령의 방을 찾았다. 겉으로는 걱정하는 언니의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 방문의 목적은 순수한 안부가 아니었다.
"어제 놀랐다면서. 괜찮아?"
"어, 괜찮아요.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채령이 조심스럽게 답했다. 유설은 그녀를 찬찬히 살피며, 손끝이나 표정에 남은 흔적이 없는지 가늠했다. 그 힘이 어느 정도까지 자라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두고 싶었다.
"손은 괜찮아? 그, 가끔 뜨거워진다는 거."
"...네, 괜찮아요."
채령이 의아한 얼굴로 답했다. 유설이 그런 것까지 물어본 적은 없었다.
"다행이네."
유설은 그렇게만 말하고 방을 나섰다. 복도를 걸으며,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아직은, 별거 아니네."
그 말에는 안도도, 걱정도 아닌, 계산속 셈만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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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으로 돌아온 유설의 머릿속은 온통 다른 생각으로 가득했다. 채령이 아니라, 백결이 채령을 부축하며 짓던 표정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런 얼굴, 나한테는 한 번도 안 보여줬으면서."
그녀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에는 서운함보다는, 억울함에 가까운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태어난 순간부터 이 저택의 모든 것을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백결의 마음 역시, 당연히 자신에게 향해야 할 것이었다.
'저 앤 그냥, 하녀 소생일 뿐인데.'
그녀에게 채령은 동생이 아니었다. 그저, 원래 자신의 것이어야 할 자리를 위협하는 하나의 변수일 뿐이었다.
"...치워야겠어."
유설은 창밖 어둠을 바라보며 낮게 되뇌었다. 그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조금도 섞여 있지 않았다.
6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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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에서는 백결의 왕도 보고에 대한 답신이 도착하며,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저택 전체를 뒤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