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HARAVERSE STUDIO
짱과 전학생

10화 · 전체 20화

낯선 시선

글 · 힐링아무

주말, 재현은 오랜만에 동네 상가 근처에서 은호와 마주쳤다. 우연이었다 — 아니, 정확히는 재현이 은호가 자주 들른다는 서점 근처를 은근히 서성이다 마주친 쪽에 가까웠지만, 그 사실은 스스로도 굳이 인정하지 않았다.

"여기서 다 보네." 은호가 손에 든 책 한 권을 흔들어 보이며 웃었다.

"우연이야." 재현이 무심한 척 대답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나란히 걸었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상가를 지나던 중, 오래된 약국 앞을 지나게 됐다.

약국 안에서 나오던 중년 여성이 은호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어…?"

여자의 표정이 순간 얼어붙었다. 놀람과 의아함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마치 있을 수 없는 사람을 본 것 같은 표정.

은호도 그 시선을 느꼈는지, 아주 잠깐 굳었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시선을 피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가자." 은호가 재현의 팔을 살짝 잡아끌었다. 평소와 다르게 다급한 손짓이었다.

재현은 얼떨결에 끌려가면서도, 뒤를 돌아봤다. 여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은호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고 있었다. 뭔가 말을 걸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젓고는 다시 약국 안으로 들어갔다.

—

몇 골목을 지난 뒤, 은호는 그제야 걸음을 늦췄다.

"…뭐였어, 방금?" 재현이 물었다.

"몰라." 은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딱딱했다. "그냥 사람 잘못 본 거겠지."

"근데 왜 그렇게 서둘렀어."

"안 서둘렀는데." 은호가 애써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저기 떡볶이집 가자. 배고프다."

재현은 더 캐묻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람을 잘못 봤다기엔, 표정이 너무 확실했는데.'

그 여자의 얼굴엔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뭔가 알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 있었다. 재현은 그 기억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었다. 당장 묻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흘려보내지도 않았다.

—

떡볶이집에 마주 앉은 은호는 평소보다 말이 조금 적었다. 재현은 그 변화를 눈치챘지만, 이번엔 굳이 캐묻지 않기로 했다. 대신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다.

"너 원래 살던 데는 어디야?"

"멀어." 은호가 짧게 대답했다. "말해도 몰라."

"그래도."

"…나중에 말해줄게." 은호가 애써 웃으며 화제를 넘겼다. "지금은 말고."

재현은 그 대답에서 아까 약국 앞 장면과 비슷한 온도를 느꼈다.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하지만 나쁜 의도로 숨기는 게 아니라는 느낌.

'복잡한 사정이라고 했지.'

지난번 옥상에서 은호가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재현은 그 사정이 무엇인지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조금씩 실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

그날 밤, 재현은 오랜만에 이든의 사진을 찾아봤다. 핸드폰 깊숙한 곳에 저장해두고 몇 년째 열어보지 않았던 폴더였다.

사진 속 이든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재현은 한참 그 얼굴을 들여다봤다.

'설마.'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재현은 그 생각을 곧바로 지워버렸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면서.

그럼에도,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마음 한구석에 남았다. — *(다음 화 예고: 위기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진다)*

10화 끝

다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